제라니올은 장미 향을 내는 착향제로 모노테르펜 알코올입니다. 이 글에서는 테르펜의 골격인 이소프렌 단위를 간단히 살표보고, 테르펜 생합성의 예로 이소펜테닐 파이로인산과 다이메틸알릴 파이로인산에서 어떻게 제라니올이 생합성되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목차
이소프렌 단위
이소프렌 단위(isoprene unit)란 테르펜을 다른 천연물과 구분할 수 있게 하는 구조적인 특징으로 탄소 5개로 구성된 물질입니다. 이 물질은 메발론산(mevalonate)에서 합성된 후 머리와 꼬리가 연속해서 결합해 테르펜의 탄소 골격을 만들어 냅니다. 한 가지 예로 파르네솔(farnesol)의 탄소골격을 보면 세 개의 이소프렌 단위가 머리와 꼬리가 연결되어 이루어져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테르펜이라는 명칭은 탄화수소만이 아닌 이소프레노이드 화합물을 모두 부를 때도 사용됩니다.
이소프레노이드 화합물의 생합성 과정
이소프레노이드 화합물의 생합성 과정은 크게 메발론산(MVA) 경로와 비 메발론산 경로가 있습니다. 메발론산 경로와 비 메발론산 경로는 출발 물질이 다르나 둘 다 결과물로 두 개의 탄소 5개짜리 구조물, 즉 이소펜테닐 파이로인산(IPP)과 다이메틸알릴 파이로인산(DMAPP)을 만들어 냅니다.
메발론산 경로
메발론산 경로(mevalonate pathway)는 세 가지 영역인 고세균, 박테리아, 진핵생물에서 발견되는 테르펜 생합성 경로입니다. 아세틸-CoA를 탄소원으로 사용하는데, 3개의 아세틸-CoA를 중합해 메발론산을 형성하며, 중간 생성물을 만들어 내는 과정 중 NADPH(nicotinamide adenine dinucleotide phosphate 환원형)를 소비합니다.
그리고 이미 만들어진 메발론산을 출발 물질로 사용하는 메발론산-메발론산 경로를 거칠 수도 있습니다. 이 메발론산-메발론산 경로에서는 NADPH를 만들어 냅니다. 따라서 NADPH가 더 필요한 경우에는 메발론산을 출발 물질로 하는 경로를, 그렇지 않으면 아세틸-CoA를 탄소원으로 사용하는 경로를 사용하는 것으로 보면 되겠습니다.
이 메발론산 경로에서 나온 결과물로 호르몬, 스콸렌, 스콸렌산, 비타민K, Coenzyme Q10으로 잘 알려진 유비퀴논 등의 여러 가지 이소프레노이드를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다시 종합해 보면 메발론산 경로는 일단 아세틸-CoA에서 메발론산을 만들고 이 결과물로 메발론산-메발론산 경로에서 여러 단계를 거쳐 이소펜테닐 파이로인산으로 전환하는 경로입니다. 이소펜테닐 파이로인산을 생물학적 이소프렌 단위라고 하며 다섯 개의 탄소 원자를 갖고 있는 구조입니다. 그리고, 이소펜테닐 파이로인산은 효소 촉매로 다이메틸알릴 파이로인산으로 전환되며 상호 보완적인 역할을 합니다.
비 메발론산 경로
비 메발론산 경로(non-mevalonate pathway), 즉 2-C-메텔-D-에리트리올 4-인산(MEP) 경로는 탄소 공급원으로 메발론산이 아닌 피루브산(pyruvate)과 글리세르알데하이드 3-인산(GAP)을 사용하여 시작되는 경로입니다. 역시 메발론산 경로와 마찬가지로 여러 반응을 거쳐 이소펜테닐 파이로인산과 다이메틸알릴 파이로인산을 만들어 냅니다. 일부 식물과 박테리아는 메발론산 경로와 비 메발론산 경로를 둘 다 사용하기도 합니다.
높은 단계의 테르펜 생합성
이소펜테닐 파이로인산(IPP)과 다이메틸알일 파이로인산(DMAPP)은 테르펜 생합성의 두 가지 경로의 결과물로서, 여러 탄소 숫자를 가진 다양한 테르펜의 생합성에 이용됩니다.
더 높은 단계의 이소프레노이드 합성은 제라닐 파이로인산(GPP)과 파네실 파이로인산(FPP), 제라닐제라닐 파이로인산(GGPP)을 형성해 이루어집니다. 다음 제라니올의 생합성을 살펴보고 이해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제라니올의 생합성
'제라니올(Gernaiol)의 형성 과정은 위의 그림을 참고하면서 보도록 하겠습니다. 다이메틸 파이로인산과 이소펜테닐 파이로인산은 서로 보완적인 화학적 성질을 가집니다. 양자가 서로 반응하게 하면 두 이소프렌 단위가 탄소-탄소 결합을 형성해 연결됩니다. 이 단계에서 10-탄소 카보양이온이 생성됩니다. 카보양이온은 여러 반응 경로가 있으며, 그중 양성자를 잃어 이중결합을 형성하게 되면 제라닐 파이로인산이 만들어집니다.
이 제라닐 파이로인산이 가수분해되면 모노테르펜인 제라니올이 생성되게 됩니다. 리모넨도 제라닐 파이로인산에서 형성되는데, 네릴 카보양이온(neryl carbocation)의 고리화를 통해 만들어집니다. 리모넨 생합성 마지막 단계에서 양이온을 상실해 고리를 형성하면 리모넨이 됩니다. 지난번 테르펜을 다룬 글에서 리모넨의 구조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결론
테르펜 화합물 중 모노테르펜인 제라니올은 장미 오일, 팔마로사 오일, 시트로넬라 오일 등 일상생활 속에서 쉽게 접할 수 있으며, 상당히 강력한 장미 향을 내는 화합물입니다. 이 글에서는 먼저 이소프렌 단위를 살펴보고, 테르펜인 이소프레노이드 화합물을 생성하는 두 가지 경로인 메발론산 경로와 비 메발론산 경로를 알아본 후, 이 두 경로의 결과물로 제라니올이 합성되는 과정까지 살펴보았습니다.
생활용품과 화장품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유기 화합물 제라니올이 어떻게 생성되는지 이해할 수 있다면, 다른 이소프레노이드 화합물의 생합성 과정도 그리 어렵지 않게 유추할 수 있을 것입니다.